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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번역 괴담

5ch 번역 괴담) 게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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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버지는 항상
병든 두더지를 '게베코'라 불렀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게 사투리인지도 모르겠고요.
다만 아버지는 두더지를 볼 때마다
그것을 병든 두더지라 단정 짓고는

'게베코다, 게베코가 나왔어!'

라며 큰 소리로 외치시곤 했습니다.


보통 두더지를 본 것만으로
그게 병든 두더지인지 멀쩡한지
알 수 있을 리 없잖아요?

나중에 이르러선 결국 아버지는

모든 두더지를 '게베코'라 칭하다
끝내 생을 마감하고 마셨습니다.


사투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게베코'라는 단어를 썼던 건
동네 사람들 중에서도 유일하게
저희 아버지뿐이셨고,
때문에 초등학생 때의 제 별명은

자연스레 '게베코'가 되었습니다.

친구에게 '게베코'라 불리며
놀림받는 것이 싫었던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물론 슬프기도 했지만
약간의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 망할 놈의 '게베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진정한 비극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동네 사람들이 '게베코'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겁니다.

게다가 병든 두더지를 칭하는 것이 아닌
자동차, 바다, 악기 등등을
'게베코'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저를 '게베코'라 부르며
놀려댔던 친구 녀석은 갑자기
책상을 '게베코'라 부르기 시작했고,
저희 가족은 커튼을
'게베코'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친구나 가족에게 왜 그렇게 부르냐
물어봐도 돌아오는 건
이상한 사람 취급과 안쓰러운 시선뿐.

정말로 내가 이상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을 무렵,
중학생이 되던 저는 일부러 먼 곳에 위치한
전교생 기숙사제 학교로 진학하며
지긋지긋한 '게베코'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드물게 친가를 방문하고 있지만,
여전히 '게베코'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친가에선 커튼을 '게베코'라 부르고 있고요.

가끔 타지에서 사람들이 오면
'게베코'를 사투리로 착각하곤 하는데.

이건 사투리가 아닙니다─.



+ 글을 쓴 사람의 말로는
실제 일본 어느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일화라고 합니다.

추모를 위해 사용하게 된 단어일까요?
아니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으며
죽은 아버지의 원한이 담긴 저주였을까요?

혹은 아버지 또한 피해자였을지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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