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번역 괴담

5ch 번역 괴담) 터벅터벅

Womp 2023. 4. 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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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방학 때 아침까지 게임을 하다,
그대로 바닥에서 곯아떨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현관 방향으로 머리를 두고 잠들었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해봐야 신문이나 TV 구독일 거라 생각하고
그냥 무시하고 계속 자기로 했습니다.

시간도 오전 6시를 막 넘긴 때였고,
이렇게 이른 시간에 찾아오는 것도
민폐라고 생각하며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그렇게 반쯤 졸며 빨리 상대방이
떠나길 바라고 있는데,
철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 분명 잠갔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비몽사몽 한 상태기도 했어서,
자는 척하지 않으면 없는 척했다는 게
들킬 거라는 생각에 계속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터벅터벅 발소리가 들려왔고,
곧 제가 누워있던 거실 중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제야 "도둑인가? 위험한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무서워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아,
계속 자는 척을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터벅… 터벅… 터벅… 터벅….

 


서서히 발소리가 가까워지고,
드디어 제 머리맡에서 터벅터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제 머리맡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절대 보면 안 돼, 눈뜨지 마!"라고
다짐했지만, 호기심에 져버려
결국 눈을 뜨고 말았습니다.


그랬더니 발로 걸으면서 나는
소리인 줄 알았던 터벅터벅 소리는
손으로 걸으며 나는 소리였고.

눈앞에는 새하얗고 커다란 얼굴을 가진 여자가
제 머리맡에서 물구나무를 선 채 웃는 얼굴로
제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양팔을 움직여
계속해서 터벅터벅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대로 기절한 저는 저녁에서야 정신을 차렸고,
악몽을 꾼 거라 생각했지만
바닥에 남은 커다란 손바닥 자국이
현실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줬습니다.

그날부로 그 집에 들어가지 않았고,
친구 집에 신세를 지며
바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보증금을
하나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뭐, 이유는 대충 예상이 가지만요.

 


+ 일본의 보증금 문화는 한국과 조금 다릅니다.

시키킨이라고 부르는데,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온전히 돌려받는 한국과는 달리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는 게 일본입니다.

한국은 월세가 밀렸다던가,
훼손이 심하면 보증금에서 까는 형식이라면
일본에선 청소비 명목으로
일단 일정 액수가 까이고 시작하는 형식이죠.


원룸이면 20 ~ 40 정도 까이고,
방이 많고 좋은 집일수록 비싸집니다.
마찬가지로 너무 더럽거나
훼손이 심한 경우 비싸지는 구조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때가 타거나,
사소한 흠집이 나는 법이니
청소비가 무조건적으로 발생하는 거죠.

심하면 보증금 + 추가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꽤 많다고 합니다.


보증금을 하나도 돌려받지
못했다는 걸 보아 아마 한 번으로
끝난 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 집에서 머무른 건
신의 한 수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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